그게 나다.
꼬마는 면역 억제제를 매일 먹고 있다. 이 강한 약이 분명 아이의 병에는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 외 부작용이 많은 약이다. 벌레에 물려도, 조금 넘어져 다쳐도 면역이 낮춰져 있는 아이는 그 작은 것으로도 며칠은 겪어야 하는데 발톱에 낀 때를 못 견디던 작은 인간이 절대 스스로 깎지 말라는 말을 어기고 발톱을 깎았다...
그리고 내성발톱이 생긴다.
별 것 아닐수도 있는 작은 증상을 가지고 의사를 셋이나 만났다.
앞의 둘은 매일 소독하고 약을 바르라는 나도 할 소리를 했고 그리 하면서 지켜봤지만 스스로 자가치유 능력이 떨어져있는 환자는 그 작은 병을 이기지 못한다.
결국 발톱 전문의를 만나다...
이름도 르 타이 인 이 의사는 진짜 타일랜드 출신인데 들어본 프랑스어 발음중 가장 희한한 프랑스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이 인간은 대충 보더니 바로 수술 날짜를 잡는다. 그정도로?
마취과 의사를 먼저 만나라면서 트랜스퍼를 해주었고 나이가 좀 있는 마치과 의사는 두 시간을 기다려 만났는데 한참을 아이의 병에 관련된 차트를 들여다보다가 은근슬쩍 발을 뺀다.
"전신마취를 해야하므로 현재 병치료를 받는 루앙에서 하시오."
내성발톱때문에 전신마취를 하는게 말이 맞는건가?
도대체 말이 안되는 것 같다.
결국 또 아등바등 이 방법 저 방법을 해보고 있는 건 나.
이 아이가 아프고나서 신생아때만큼이나 바빠졌다.
조금만 부어도... 조금만 다쳐도... 내 잘못인 것 같고 그러다 보면 우울하다.
남편은 나더러 스스로를 옭아매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스스로든 아니든 우리는 옭아매어져 있지.
아이를 가지기로 하고 그 아이를 키우는 그 순간부터.
마음에 안들면, 힘들면 잘도 빠져나올 수 있는 그 숱한 연애가 가벼운 사랑이었구나 느껴지는 순간은
내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버겁고 탈출구가 없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을때다.
그 버거운 사랑을 숭고하다고 치켜세워주는 것은 그렇게라도 취해야 견딜수 있으니까.
그렇게 내 힘든 사랑은 숭고하며 세상 강한 것이라 세뇌된 나는 또 아이에게 버거운 약속을 하고 만다.
"걱정마
엄마가 꼭 고쳐줄게."
.
아젤님 말 가슴에 와닿네요
무겁고 버겁고 탈출구가 없다는 말 ...
오로지 부모의 의무로 끌고가야 할
행복은 잠시고 끝이보이지않는 희생과 책임감
이조차도 언젠가는 뒤돌아볼 날이 있겠죠
지금까지도 잘하고 계시고 앞으로도 잘 할꺼라고 믿어요
끝이 있는 싸움이니깐 곧 좋은날이 올꺼예요 힘 내세요^^
정말 많은 위로와 힘이 필요하신 때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터널도 같은 시간의 속도로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힘내세요. 기도 많이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