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만난건 아주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우리가 이 동네에 이사왔을 때.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생아용 모빌에 달려 있는 뾰족코의 피터팬을 닮았던 그 꼬마는 내 딸의 첫사랑이 되었지. 그들은 그게 사랑인지도 몰랐겠지만…
또 한 권의 그들의 이야기를 쓴 책을 완성하고 있는데 교정을 하다가 그들의 이야기를 발견했다. 내 딸은 사랑을 눈 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는 장님이고, 그 아이는 사랑을 하면서도 말할수 없는 벙어리고… 그러다가 그 아이가 어떻게든 용기를 내어 나름의 언어로 말을 하면 내 딸은 또 귀머거리가 되어 못 알아듣고… 그러다가 지금 그들은 헤어져 있다. 물론 헤어져도 헤어진게 아니고, 세상이 좋아 그들은 핸드폰만 켜면 또 연결되지만 여전히 언어장애자, 귀머거리, 벙어리, 장님 놀이를 하고 있지.
너는 좀 더 자라면 그게 사랑이라고 느낄테다.
내가 가르쳐 주지 않을거야.
그건 누가 가르쳐 준다고 알아듣는 영역이 아니니… 나도 또한 그랬으니… 뭐랄까… 그들의 슬로우 러브를 구경하는 재미가 참 쏠쏠하달까.
귀찮아서 머리는 항상 하나로 묶고, 어떤 옷을 입을까 생각하기조차 귀찮아서 항상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학교를 가는 내 딸은 아침을 포기하고 속눈썹을 올리고 있는 동생이 이해가지 않는다. 학교의 여자아이들은 하나 같이 어떻게든 더 예뻐보이려고, 좋아하는 남자애들 눈에 들려고 나름의 노력을 하는데 그 남자애들이 급식시간에 모이는 테이블은 이 선머슴의 테이블이다. 시대와 나라를 초월해 어느 중고등학교나 넘버 포 꽃미남이 존재하고 여왕벌이 있지. 그리고 또 캔디도 있지. 내 딸은 캔디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캔디가 항상 이긴다. 그 캔디는 여전히 혼자만 그 인기를 모른다. 그녀는 또한 먼저 고등학교로 떠난 님만 보는 장님이라서.
꼬꼬마때부터 보아온 둘은 참 닮았다.
학교 종강식 파티에 고시생 복장을 하고 가는 내 딸이나… 이렇게 더운 5월 뜬금 산타복장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이녀석이나…
어쨌건 고맙다, 자식들아.
나에게 이런 재미난 로맨스 글감을 주어서…
내가 한 번 열심히 써보마. 너희의 답답하지만 제일 깨끗한 사랑 이야기…
첫 사랑은 서툴어서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ㅎㅎ 그 시절, 지금의 나넷의 그 사랑이 기다려집니다💛
얼른읽고싶네요 ㅋㅋㅋㅋ
어~~둘이 다른듯 닮은건가요?
산타복장이라 음....남다른 의미가 있는거겠죠 ㅋㅋ
처음에 내용 없을 때 봐서 뭔가 오류인가 했는데 글이 추가됐네요!
저 나이 때 풋사랑이 더 애틋한 거 같아요 무슨 얘기일지 궁금해지네요ㅎㅎㅎ
주책 준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