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라 애지중지한 것도 분명 있겠지만
어려서부터 유난히 남달랐던 우리 꼬마는 가족모두가 그리도 아꼈다.
작년에 꼬마가 투병을 할 때도 내내 꼬마 옆에 붙어 있던 개는
최근에 꼬마 뒤로 나타났던 독사를 처치하다가 황천길로 떠날 뻔 했었고...
다시 깔끔하고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온 개
올해 1월에 자가면역제는 끊었음에도
먹을 때 마다 불안해 하고
엄마 나 이거 이렇게 먹어도 되는거야?
망설여서 마음 아프게 했던 애
드디어 이제 하나 남았던 신장약도 졸업하는 날이 되었다.
친절하지만 냉정을 잃지 않던 담당의가
이 정도로 빨리 회복되는 것은 보던 중 기적이라고 했고
일년 가까이 치료를 했는데 이게 기적이라면 이 병은 얼마나 얄궂은가... 새삼 소름이 끼쳤는데
의사가 이제 10월에 한번만 다시 검사해보면 끝이라고 하면서
그 동안 힘들었지?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라고 하자
아이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지만
혹시라도 영영 낫지 않을까봐 걱정하느라
마음이 힘들었다...
고 대답하자
의사가 아이를 안아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지긋지긋했던 병원 카페테리아도 이제 안녕
그 와중에 나와 같은 트렌치를 입은 마담을 발견하고 사소하게 놀람.
진짜 구하기 힘든 트렌치인데 같은 취향이라니
말을 섞지 않아도 반가울 때가 있지.
그렇게 자주 들렀음에도 여전히 낯선 도시 루앙
처음으로 맛집을 검색해 들렀던 로컬 레스토랑
쁘띠 갸르
딸 셋 중 유일하게 샐러드를 잘 먹는 애
남편이 시킨 오늘의 메뉴는 삶은 돼지 요리
내가 시킨 스테이크...
신발인줄...
이가 안 좋으면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이렇게 잘 먹는데도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꼬마는
키는 1월에 쟀을때 134였는데
오늘 140으로 6센티나 자라 있고
몸무게는 작년 아팠을때보다 오히려 내린 27킬로
크림소스 범벅의 그야말로 노르망디식 스테이크는
하루종일 부대꼈다.
먹어본 중 제일 시시했던 까페 구르몽
집으로 오는 차안,
돌아보니 아이는 꿈나라로...
사실 오늘의 마지막 첵업을 앞두고 잠을 못 잤다고 했다.
내가 아무리 걱정해도
본인이 짊어진 짐을 헤아릴수나 있을까...
장난을 마구 걸고 싶은 얼굴ㅋㅋㅋㅋㅋ 화이팅이여~
너무 다행이에요. 그 동안 엄마도 딸도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