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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방 스토리 -시아버지 이야기


고서방은 이름 노이로제가 있음.

특히 미국 사람들은 고서방 이름을 제까닥 못알아 듣기 때문에

이름 여러번 말하는걸로 아주 스트레스 받는 편.

연애 초 고서방과 별다방을 갔음.

직원이 주문을 다 받고 니 이름은? 했음.

고서방 내가 옆에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제프리”

나 그리 정직하게 사는건 아니지만 가명을 써본적은 없는지라

뭐냐는듯 쳐다봤음.

이름이 어려우니 그냥 쉬운 이름 대는거임.

문제는… 그럴꺼면 쉬운 이름 하나 정해두고 주구장창 그걸 써야지

갈때마다 이름이 바뀌는 거임.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하루는 “스티브”

하루는 “샘”

매일 매일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거 같아 신난다며 좋아했음.

이상한 인간임.ㅡ.ㅡ

그날도 역시 별다방을 갔음.

줄이 길었음.

드디어 고서방 차례

직원이 “이름은?”

“톰”


되묻기 절차 없이 바로 가릿!

줄이 길었던 탓에 커피 나오는데도 한참 걸렸음.

근데 자꾸 아까부터 직원이 “톰” “톰” “톰!! 야 톰!! 니 뜨신 소이 넣은 아메리카노 나왔다해!! 뜨신거 넣었는데 식어 간다해!!” 난리였음..

가만.. 톰…. 아 맞다 ..이 인간.. ㅡ.ㅡ


나 고서방한테 니 부르자나!! 했음.

그랬더니 고서방… 저기선 톰부르자나.. 난 제프야.

야이 인간아 제프는 어제 이름이고

오늘은 톰이라며 니가!!

요즘은 별다방을 가면 고서방이 애를 보고 있고 내가 주문을 하러감.

내 이름 역시 만만치 않음.

프랑스 이름, 한국 이름 다 잘 못알아 처먹음 ㅡ.ㅡ

고서방이 왜 인생 피곤하게 사냐며

갈때마다 자꾸 내이름도 지어줌.

오늘 내이름은 신디였음 ㅡ.ㅡ



하루는 시아버지 집에 놀러갔음.

나 우리 시아버지랑 둘만의 시간 갖는거 참으로 사양하고 싶은 사람임.

할말도 딱히 없고 사진작가 너무 오래해서 사람을 너무 자세하게 들여다 봄.

저번에는 그 노안에도 내 마스카라가 뭉친걸 지적했었음 ㅜ.ㅜ

근데 고서방이 나랑 같이 갔다가 일이 급히 생겨 한시간 정도 자리를 비우는거임.

(웬수 정말 이때 죽이고 싶었음 ㅜ.ㅜ)


시아버지가 또 또 또!!! 김죙일 얘기를 꺼내심.

건강을 먼저 물으심. 대체 왜!!!

아주 말짱하다더라고 전해드렸음 ㅡ.ㅡ(맞나?)

그랬더니 그는 어쩜 그리 건강하냐고 궁금해 함.

나 딱히 할얘기 없어서 줏어 들은 김정일 삼천궁녀 설을 좀 얘기해줬음.

아니… 이렇게 신나라 하며 들을수가 없는거임.ㅡ.ㅡ

완전 몸을 더 가까이 하면서 진짜 빠져들고 있는거임.

근데 문제는 …..

내 지식이 너무 얄팍한데에 있었음.

그렇다더라~~ 이후 할말이 딱히 없는데

우리 시아버지 질문 봇물이 터지셨음.

어쩜 그 나이에 그리도 정력적이냐… 대체 뭘 먹는다냐..

나 그냥 생각나는대로 말하기 시작.

진생!

뎃츠 투 놀멀~~ 암 프리리 슈어 히 테익스 섬띵 스페셜


흠… 메이비 디얼스 블러드?~(이제 부터는 무슨 퀴즈도 아니고.. 물어보기 시작한 인간은 시아버지인데 내가 꼭 답을 맞추는거 처럼 되었음.)

노노~

흠.. 덴.. 스네잌!!(나 막 생각나는대로 떠들었음 .. 내가 김정일 보양음식을 어찌알리오!!)

아 돈 띵크쏘~~(대체 근데 이게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나눌 토론임??)

아! 아이 띵크… 썸 프로그스?(나 왠지 맞추고 싶어졌음 ㅡ.ㅡ)


노! 몰 스페셜(뭘 바라는거임?? 충분히 지금 까지 나온거 다 디스거스팅한디..)

아!!!! 덴 아이 게스 뎃츠 털틀~~

오호….잇 메잌스 센스!! 인터레스팅(왜 내가 이런 시험을 봐야하는것인가 ㅡ.ㅡ??)

다행히도 나한테 전화가 걸려와 이 대화는 여기서 단절되고

나 전화 온데가 보험 회사였는데 그여자랑 전화 안끊을라고 오만 잡담을 다 시도했으며 보험중에 세컨 드라이버 뿐 아니라 떨드 드라이버를 추가하면 어찌되냐는둥 정말 기상천외한 질문을 해가며 대화를 이어 갔음.

은근 그 흑인 에이전트도 나의 창의적인 새로운 질문 세계에 관심을 가지며 나와의 대화를 즐기기 시작할 무렵 고서방이 드디어 짠하고 들어온거임

어찌나 반갑던지…(남편이 반갑기란 참 쉽지 않은 경우임)


근데 고서방이 지 아부지 랩탑 하는 뒷쪽에 가서 쓱 뭐하나 보더니

왜 거북이 요리하는 곳을 구글링하고 있는거냐며

화들짝 놀랬음 ㅡ.ㅡ

나 … 진짜 너무 너무 너무 웃겨서 속 안좋은 척하고 막 화장실로 튀었음.

최불암 웃음 십분 넘게 토하고 나왔음 ㅡ.ㅡ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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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Dabee
Dabee
Dec 09, 202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시아버님 얘기.. 전에 깔깔대며 웃으면서 읽은 기억 나요. 스타벅스 이름 나와서 하는 말인데, 미국에서 다비라고 했더니 부를 때 도비라고 부르더라구요 ㅡㅡ... 그 뒤로 친구들도 도비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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