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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so sorry… NanetteCC …..

17 March 2011




지금 지진 온다고 피난 짐 싸느라 부엌이 저 꼴인거지??




오늘은 멕시칸 패스트 푸드점?


아부지예... 여기도 키즈밀에 팽이 주나?



아 쫌! 사이 좋은척좀 하지 말라고!!


머리에 뭔짓을 한것이며 대체 이런 설정샷을 셀카로 찍는건 어디서 배웠느냐



왜 아랍에미리트 항공 승무원이 생각날까...



새벽 한시가 넘었는데.. 왜 잠이 안올까..


내일이면 드디어 퇴원을 하고 집으로 가는데..


Hazelle di Crollalanza


왜 아랍에미리트 항공 승무원이 생각날까...


병원에선 간호사들이 돌아가면서 애도 봐주고 몸은 좀 아파도 진짜 편하구만.. 내일부터는 잠 못자는 밤의 연속이 되겠지..


그래도 나넷때문에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첫날 아빠랑 집에 돌려보내니까 유모차를 잡아 뜯고 탈출하려고 난리치더니


둘째날엔 체념하고 힘없이 빠빠이…


오늘은 나넷~ 잘가~내일 아침에 봐~ 하니까 못듣는척하고 안보는척하고 얼굴을 돌려버린다.


몇번 더 말을 걸어보다가 정말 화났구나 싶어 남편한테 못다한 집에서의 행동지침요령과 내일 내가 집에 도착하기전 꼭 청소를 해두어야 할 목록을 주입교육하는데 옆눈으로 슬쩍보니 나넷이 나를 뚫 어져라 보고 있다…


다시 쳐다보면 얼굴을 돌리고.. 그러기를 몇번 눈이 딱 마주쳤는데


애 눈에 반이 눈물로 홍수 났음 ㅜ.ㅜ


진짜 진짜 별것도 아닌 이별로 엉엉 울어버렸다… 병원 로비에 있던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고..


그냥 나넷 태어나고 한번도 떨어진적 없었는데.. 괜히 너무 미안하고.. 안쓰럽고..


남편은 내일이면 또 하루종일 하지마! 소리 백번지르고 애는 말안듣고 지지고 볶고 싸울거면서 쇼를 한다고 비웃었지만


난 왜 우리 애기가 이리 안쓰러운지 ㅜ.ㅜ


어제부터는 오데뜨가 울면 우유병 가져와서 입에다가 막 물리려고 하고


그래도 울면 자기 기저귀 선심쓰듯 하나 꺼내서 애한테 던지고


그래도 또 울면 아주 단호하게 손가락질하면서 “나가!!” 이러기도 하고..


아무도 안가르쳤는데 그런 짓은 어디서 나오는건지..


나름 아기한테 호의와 관심을 베풀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감정이 혼란스러운듯..


괜히 나넷 앞에서는 모유 수유 하기 좀 그래서 없을때 하다가 오늘 게스트 베드에서 낮잠이 들었길래 오데뜨 모유 수유를 했다.


갑자기 나넷이 깼는지도 몰랐는데 애가 충격 받은 표정으로 한참 쳐다보다가 너무너무 서럽게 울어대는… 그냥 설명을 할순 없어도.. 뭘 느끼는지가 다 전해져와서 미안해 죽는줄 알았다..


모든 걸 다 아시는 척척박사 고서방님이 옆에서 보고 저것은 바로 “배신감”을 느낀거라고 별 쓸데 없는 설명하다가 베개로 한대 얻어 맞으셨음.(아.. 정말 말투도 옛날에 그 동물의 왕국 나레이션 아저씨 톤이었음 ㅡ,.ㅡ “생후 15개월 된 암컷 침팬지는 어미 침팬지가 갓 태어난 암컷에게 젖을 물리자 심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아~ 이것은 자연적인 본능입니다아~”)


아.. 인간이 병원와서 할일이 없어 그런지 말이 더 많아져서 같이 있는게 더 피곤할 지경.


제왕 절개 할때 나넷 덕택에 저 인간 같이 안 달고 들어간게 얼마나 다행인지…


아마 달고 들어갔으면.. 오 하니 하니 지금 의사가 니 태반을 들어냈어~

오 하니하니 지금 니 장들을 다시 집어 넣어 정리 하고 있는중이야… 이유~~윽~~ 니 장이 푸르죽죽 회색인데 막 피 범벅인거 상상이 가니? 등등…생중계 했을 인간임 ㅜ.ㅜ


어쨌건 모유수유 목격사건 이후 오후내내 나에게 삐져 있던 나넷이 병실을 한번 탈출해서 또 놀래킴.


남편이랑 갑자기 애 없는거 알아차리고 미친듯 복도로 나갔는데 다행히 사방이 닫힌 공간이라 멀리 안가서 간호사 스테이션 앞에 서있는 나넷 발견.


정말 낯을 안가리는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혼자 독학으로 웅변도 하는지는 진짜 몰랐음 ㅡ,.ㅡ


팔짱을 끼고 간호사들 앞에 서서 이리저리 손가락질을 해가면서 끝도 없이 연설을 하고 있음.


간호사 언니들 웃겨 쓰러지고 있음…


내 딸이지만 정말 창피스러움.. 아.. 남을 부끄럽게 하는 기술 따위도 유전이 되는것인가..


그걸 뿌듯해 하는 원조 디엔에이 보유자의 표정은.. 정말 주먹을 불렀음.


그나마 다행인건 그 연설로 많은 지지자를 얻은 나넷씨가 이후 많은 프리 보모들을 확보..


피곤한 엄마와 게으른 아빠의 일손을 좀 덜어줬다는 것.


——————————————————————————————–


집에 도착하고 아빠랑 같이 또 전화를 걸어온 나넷.


삼십분을 15개월짜리랑 통화했음 ㅡ,.ㅡ


정말 난 대단한 모성애의 소유자인듯.


그런데 처음엔 뭐라 하는건지 모르겠던 그 옹알이가 점점 다 알아듣는것처럼 느껴지더니 나중엔 막 서로 대화를 하고 있음 ㅡ,.ㅡ


남편이 중간 중간 통역을 해줬는데


나넷이 제일 아끼는 빨간 선글라스 다리 한짝이 부러졌다고 함.


자꾸 남편한테 가져와서 고쳐달라는데 알다시피 세계적인 핸디맨인 고서방이 뭔들 고치겠나.


고서방이 답지 않은 최선의 해결책을 굉장히 빨리 제시하는것을 수화기 너머로 들었음.


내일이면 엄마 집에 오니깐 그때 엄마한테 고쳐달라고 하장~~


ㅡ,.ㅡ


그래도 억지로 그 선글라스 밤에 쓰겠다고 난리 치는 딸래미의 소원을 들어주고 굳이 사양하는데도 인증샷 보낸 할일 없는 고서방.


난 주인공보다 그 뒤에 진짜 피난가는 집 부억꼴인 우리집 부억에 경악할 따름.


어쨌건 옹알이 통화에 중독 되어 끊기 싫은데


쿨하기도 칼같이 쿨한 나넷씨가 갑자기 통화하다 말고


엄마~~ 빠빠~~


그러더니.. 인사란 자고로 주고 받고 세번은 왔다갔다 해야한다는 철칙따윈 없는 냉철한 여성으로써의 전화매너를 보이며 이미 끊어버림.


호르몬 때문인가..


왜이리 나넷씨한테 자꾸만 미안할까..


그리고.. 꼴랑 며칠사이에..


우리 나넷씨는 왜이리 말도 더 많아지고 더 큰것 같을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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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9일에 덧붙임

선글라스 다리가 빠진 것도,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제일 아끼는 숟가락을 찾아주는것도, 찢어진 인형 꼬매주는것도… 다 내가 해줘야 했던 꼬꼬마…

문득 돌아보면 옆에는 그 꼬꼬마가 나보다 더 자라서 나보다 더 힘세고 나보다 더 잘 고치고 나보다 더 용감하게 되어 있다. 방송촬영 때문에 등록할때 따라가고 처음 가서 구경해 본 그녀의 가라데 도장. 역시 거기서도 반짝이고 있었다. 더 이상 내가 들여다 보지 않아도 혼자 잘하니까 약간 무관심했었나보다. 머리카락도 없어 스님이라고 놀렸던 애가 이만큼 커서 고무줄이 터질듯 많은 머리를 겨우 하나로 야무지게 묶고 키보다 높이 다리를 올려차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왜 울컥한건지. 자기보다 키도 더 크고 나이도 더 많은 고등학교 남학생과의 대련에서도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타오르는 눈. 내 꼬꼬마가 어느새 커서 열 네살이 되었다. 어떤 중학생이 될까 막연히 궁금했던 12년 전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의 통통하고 동글동글한 꼬마는 정말 잘 자라서 뭐든 잘하는 최고의 중학생이 되었다고… 넘어질까 내내 뒤를 따라다니고, 안 먹을까봐 매끼마다 먹여주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울어대도 그칠때 까지 팔이 떨어져도 안아주면서 키운 12년전의 나에게도 고맙다.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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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tjdwns8857
Nov 20, 2023

나넷은 정말 선물이네요 ㅎㅎ

근데 아젤님은 선물 더 많이 받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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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7
Nov 19, 2023

옛날도 지금도 나넷의 붙임성은 정말 그대로네요!

12년 전 아젤님도, 오늘의 아젤님도 변함없이 수고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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