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April 2010
#1.
갤러리아에 자주 장보러 가는 우리.
고서방은 한국 마트 가는날 방방 뛰며 신나라 함.
한국 마트 가면 신기한거 많고 맛난것도 많고 무엇보다 회덮밥 먹을수 있다고 무지하니 좋아함.
찐빵에 미친 고서방
한국 마트에 가면 꼭 중간에 한번은 고서방을 잃어버림.
어찌나 산만한지 필요 없는 aisle을 헤집고 다니는 통에 결국 각자 볼일 보고
계산대에서 다시 랑데부 ㅡ.ㅡ.
그날도 나는 간장등 양념류 모자란 것을 고르고 있었는데 아주 가까이서 고서방의 목소리가 들려옴.
옥수수 수염차 번들 뒤에 몸을 숨기고 어쩌나 관찰하니 마침 호빵 찐빵 시식하는 아줌마랑
심각히 대화중.
연신 시식을 해대면서 대화중.
아줌마가 오늘 까지만 하나 가격으로 두개 가져갈수 있으니 들여가라며 막 고서방 카트에 호빵을 밀어넣는 중.
맛있지? 맛있지?” (고서방이 어눌한 한국말을 시도해서 그런지 아줌마도 한국말로 고서방에게 말을 걸고 있음. 그나저나 30대중반인 아저씨한테 저 아줌마 왜 반말 ㅡ.ㅡ)
“
맛이쏘요~^^”
“
가져 가는김에 두개 가져가 그럼~”(무조건 팔려는 아줌마)
“
내 보기에 시식으로만 호빵 한 두개치는 먹은 고서방.
여유롭게 아줌마가 카트에 집어 넣은 호빵을 꺼내 포장지를 천천히 둘러봄.(상당히 낯짝이 두꺼움)
오 노우~ 내 마누라 삼륍! 호빵 베스트! 이거 삼륍 노노 ! 미안!^^”
“
해석 : 마누라가 삼립호빵이 최고라 했는데 이건 삼립 아니라서 안되겠다. 미안합니다.) 호빵 다시 자리에 놓고 여전히 빈카트 몰고 여유롭게 김치 코너로 이동 ㅡ.ㅡ(돈이고 카드고 압수해서 갖고 있어서 맘대로 아무거나 못삼 ㅜ.ㅜ .)
—
겉절이 사랑 고서방
호빵코너에서 일어난 일을 숨어서 보던 나는 내가 다 부끄러워 죽을 지경.
창피한 인간 ㅜ.ㅜ
안 살거면 먹지를 말던가 으앙 ㅜ.ㅜ
이미 사람들의 이목을 달고 다니는 고서방에게 섣불리 아는체 하기가 꺼려지는 상태 ㅋㅋ
뭐하나 간격을 두고 미행을 하니 이번엔 반찬가게 김치를 둘러 보는 중.
아줌마가 너무 예술로 잘익은 김치라며 좀 담아가라고 난리.
김치 CSI 났음. 한참 꼼꼼하게 둘러보더니
한국말로
나 겉절이 좋아요! 이 김치는 아파요~ 나 젊은 김치 좋아요!) ( 해석 : 익은 김치는 힘이 없이 누워 있어서 싫다는 말. 자기는 팔팔 살아 있는 겉절이를 좋아한다는 말 ㅡㅡ)
“
아줌마 표정 썩어감.
외국인이 겉절이 어쩌고 하니 웃기긴한데 자기 김치 안산대니 삐진모양
#2 “황정음”과 ” 오빠”에 빠진 고서방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프랑스에 가보면 여자들한테 “애교”라는 덕목은 찾아 보기 힘듬.
우리랑 조금 종류가 다른 거 같음.
미국등 백인들이 구사하는 애교는 뭐랄까 너무 섹시해보이려는데만 치중하고 있는 느낌?
그런데 한국 여인들의 “애교”란 자체 연구해본 결과에 의하면 한국 여인들만의 고유의 것인듯.
가끔 내가 보는 한국 쇼에서 여자들이 혀 짧은 소리 내고 어깨를 으쓱거리거나 눈을 깜빡 거리는 과도한 애교를 접한 고서방은 처음에 그 여인들의 정신상태를 걱정했었음.
심지어는.. 저여인은 다운증후군이냐고 ㅜ.ㅜ
왜 자꾸 어깨를 으쓱거리냐며 김나영 등의 연예인을 틱장애인으로 취급 ㅡ.ㅡ
몇번이고 저건 스윗한 행동이고 저 여인은 장애인이 아니라고 여러번 설명에 또 설명.
들은체도 안하더만
언젠가부터 냐가 보는 우결을 열심히 같이 시청.
그러더니만…
황정음양에게 듬뿍 빠져버린거임 ㅜ.ㅜ
너무너무너무 귀엽다며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토끼 흉내를 미친듯이 내고 (지가 하면 괴물 토끼 ㅡ.ㅡ)
나더러도 해보라고 자꾸 강요.
또 한가지는
한국 쇼를 나랑 같이 열 시청하더니 “오빠”란 말을 배웠음.
너무 귀엽다며 자꾸 자기한테 오빠라고 부르라며 강요하기 시작.
안부르던 사이에 것도 외국인 남편한테 오빠란 말이 나오나? ㅜ.ㅜ
계속 거부하니 맨날 부르라고 하고 안부른다고 하고 싸움이 났음.
내가 절대로 안불러주는데도 “오빠”에 대한 버닝은 멈추지 않는거임.
어느날.
그날도 별거 아닌걸로 대판 싸웠음.
성질대로 집 떠나가게 소리를 냅다 질렀음.
갑자기 정색을 하더니 나를 빤히 쳐다보며 한국말로
난 너에 오퐈야! 넌 공손하지 않아! 오퐈한테 그러면 나퐈~”
“
화내다가 빵터져서 굴렀음 ㅡ.ㅡ
아기 100일 되던날.
한국에선 100일도 스튜디오 촬영도 하고 백일상도 차리고 이것저것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니까 생략하자 했음.
곰곰히 생각하더니 그럼 애기 초상화 그리기 경연대회를 하자고 제안. ㅡ.ㅡ
초등학교 이후 해본적 없는 사생대회를 개최했음.
애가 가만 있을리 없으니 각자 애를 보고 그리던 사진을 보고 그리던 제한 시간내에 그려와서 정말 양심적으로 누가 더 잘 그렸는지 평가하기로 함.
참고로 둘다 드로잉을 하는 직업임.
남편은 랜드스케잎 촬영 갈때면 풍경화를 크로키로 그리고 구도를 잡은후 촬영을 하고
난 전직이 디자이너 ..
당연히 내가 이기는게 뻔한 게임인걸 하고 그리기 시작했는데….
생각해보니 맨날 옷 디자인 스케치만 하느라 인간 몸통은 샤샥 그리지만 얼굴 디테일을 자세히 묘사해본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한거임.
약간 난감했지만 손을 달달 떨며 최선을 다해 그렸음.
그리고 나서 내가 봐도 욕심이 과해 좀 이상하게 나온듯 ? ㅡ.ㅡ.
애가 좀 눈이 큰 관계로 눈을 좀 힘주어 그리긴 했음 ㅜ.ㅜ)
고서방도 거실 한구석에 처박혀서 숨소리도 안내고 뭔가를 그리고 있음.
시간이 다되고 서로 제출한뒤 뒤로 넘어가게 웃었음.
내 스케치북엔.. 우피골드버그 + 멕시칸 혼혈이..
고서방 스케치북엔 스님이 한명 ㅜ.ㅜ
추억이라고 잘 모셔두긴 했지만.. 애기가 크면 진정 부모가 안티라고 화를 버럭버럭 낼듯
내 그림보단 고서방이 그린게 아주 쬐끔 더 현실적이길래(참 양심적인 나.. 굿걸~~)
니가 이겼어 해줬더니
정색하고 애초에 정하지도 않았던 벌칙 하사를 시작.
오퐈~ 하믄서 정음이꺼해!!” ( 황정음 토끼 흉내를 내란 말씀 ㅡ.ㅡ)
“
이십분을 쫓아댕기면서 조르는 통에 손발이 오글오글거리는 황정음 토끼 한판 뛰어주고 겨우 떼냈음 ㅡ.ㅡ
#~씨
외국사람들은 60먹은 사람한테도 젊은 사람이 그냥 이름을 불러도 무방하지만 우리나라는 나이 많은 사람한테 이름 부르면 결례~
내 한국 친구들을 만나면 나이 많은 아줌마한테도 “응굥 ! 지연!” 이렇게 부르는 고서방이 약간 당황스러워 지기 시작했음.
어떻게 가르치지.. 고민하던 어느날..
우리집 똥개의 이름은 빤쓰임.(왓어 네스티 네임.. ㅜ.ㅜ 아이노우 ㅜ.ㅜ)
어쩌다 장난으로 붙힌 이름이 평생 따라 붙어서 이제와 이름을 바꿀수도 없는 노릇.
한국에선 밖에 나가면 이름 부르기 챙피해서 무조건 야~ 야~ 했었음..
그래서 개가 야 소리만 들으면 미친듯 뛰어감 ㅡ.ㅡ
미국에 와선 어쩌다 보니 내가 개를 “빤스씨~”
이렇게 부르게 되었음.(흠흠.. 니도 나이가 들고.. 어디선가 보니 개의 나이는 곱하기 칠이라는데.. 그럼 이놈의 똥강아지는 56세인거임… 치매들기엔 아직 젊은데 아직도 가끔 똥오줌 지리는걸 보면 타고난 멍청이 ㅜ.ㅜ)
고서방에게 붙잡고 “씨”라는 접미어 강의를 했음.
너보다 나이 많건 적건 친구 아니면 씨라고 붙여라. 친구라도 너보다 나이 많음 씨라고 존대해라.
열심히 가르쳤음.
그이후론 아주 폴라이트 하게 사람들 이름에 씨를 붙여 부르기 시작.
문제는..
빤스를 “sir빤스” 라고 부르질 않나
자기 이름에 꼬박꼬박 씨를 붙여 말하질 않나 ㅜ.ㅜ 우리 엄마랑 전화할떄 꼭 ” 안녕하세요 옴마씨! 고서방씨!입니다~~”
심지어 아기도… “나넷쒸이~~” ㅡ.ㅡ
사용법을 다시 설명해도 고개를 젓고
자기 자신과 자기 딸래미를 높이겠다는데 뭐가 잘못된거냐고 바락바락 대들고 앉았음.
넌 한국에서 교육 받았으면 질문 댑다많고 성적 안나오는 학생 전형이 되었을것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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