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검색

Gosobang story 4

최종 수정일: 2021년 10월 20일

19 April 2010


#26. 고서방은 왠만한 한식 다 좋아함.



굳이 한식아니라도 한국 사람들이 먹는건 다 즐기는 편.. 오죽하면 정통 이태리 가정 출신인데도 한국식 마늘 많이 넣은 스파게티 엄청 좋아함.


언젠가 고서방이 뭘 잘못 먹고 체해서 토를 분수처럼 하고 침대에 누워 실신했었음.


너무도 걱정이 된 나는 조금 나아졌을때 전복죽을 해다 바쳤음.


표정이 별로 안좋았지만 그럭저럭 먹길래 다 낫고 나서 또 한번 죽을 하려 했더니 손사래를 치며 말렸음. 씹는 맛이 없어 그닥 안좋아하나 보다 하고 죽은 패쓰.


그러던 어느날 내가 감기 몸살이 걸려 못일어나고 있었음.


고서방이 흰죽 비스무리한걸 가져왔는데.. 죽이 대체로 뜨거워야 정상인데 이건 엄청 식은데다가 생긴 꼬라지도 이상했음.


한숟갈 먹었는데 도저히 이상함. 정성은 갸륵하지만 어찌 만든건지 조리법을 물었더니…


엄청 자랑스럽게..


너랑 똑같은 방법으로 했다면서… 밥을 씹어서 뱉은거임.. ㅜ.ㅜ ㅜ.ㅜ ㅜ.ㅜ ㅜ.ㅜ


아무리 사랑해도 그건 먹을 수 없었음 ㅜ.ㅜ.ㅜ.ㅜ.ㅜ.ㅜ.ㅜ


죽에 대해 다시 강의 들어갔음.


이제껏 그때 그 전복죽이 내가 먹기 좋게 씹어서 다시 준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거임..


그래서 도저히 건강할때 또 먹으라는 내가 이해가 안간거임 ㅜ.ㅜ


그런데.. 씹은거라고 생각하고도 한그릇을 다 먹은 고서방이 심하게 사랑스러웠음 ㅜ.ㅜ


(그래도 난 니가 씹은거 못먹는다잉)




대체 머리에 뭐가 들었는지 정말 궁금함 ㅜ.ㅜ



고서방은 미모의 일교차가 진짜 심한 인간임.


눈이 조금 부은 날은 내가 봐도 혹 가게 잘생긴 반면 잠이라도 잘 못자 눈을 흡 부르뜬 날에는 성질 더럽게 사나와 보임 ㅡ.ㅡ


어느날 할리우드에 있는 일본 집을 갔음. 밥을 먹고 있는데 저쪽편 일본 아줌마 세명이 자꾸만 고서방을 흘끗 흘끗 쳐다봄. 현지인 같진 않고 관광객임이 확실해 보이는 아줌마들이었음.


밥 다먹고 계산하고 카드 돌려받기를 기다리고 있는찰나


아줌마 한명이 너무너무 부끄부끄한 미소를 띄면서 영어라고는 익스큐즈미~ 한마디 수줍게 던지고는 수첩이랑 펜을 자꾸 고서방한테 들이미는거임.


아마도 영화배우중 누구 한명이랑 착각한거 같음(자랑 아님 ㅜ.ㅜ 그 일본집 조명이 심하게 어두웠음 ㅡ.ㅡ)


어이없어서 이 사람 아무도 아닙니다~ 무명씨에요~ 할라고 하는 찰나에 웃긴건 고서방이 너무 자연스럽게 펜을 받아 들더니 사인을 하는거임 ㅡ.ㅡ


나머지 두 명 일본 아줌마들도 욘사마 봤을때 내는 소리 지르면서 달라붙어 싸인 받아 갔음 ㅡ.ㅡ


고서방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싸인해준것일뿐.. 쏘쿨~ 내남편 ㅡ.ㅡ



고서방이 어느날 부터 참기름에 미쳤음.


그 고소한 냄새에 완전 맛이 간거임.


문제는 계란 후라이, 스파게티, 각종 볶음 및 채소 요리에 참기름을 아낌없이 쓰기 시작했음.


몇번이나 경고를 남발했음. 비싼 기름이니 쓰지말것!


절대 말 안듣고 몰래몰래 쓰다가 어느날 프렌치 프라이를 참기름으로 튀기다 나한테 딱 걸렸음.


강하게 등짝 몇대 강타했음 ㅡ.ㅡ


그리고 참기름을 장소를 바꿔 가며 숨기기 시작했음(심지어는 옷장에 숨겼다가 외출복에 참기름 냄새 배여서 난감했던적도 있음)


찾다 찾다 못찾으니 참기름 사게 돈달라고 징징대기 시작함.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집은 십원한장 다 내가 관리함. 프랑스 살적에 고서방 친구 커플들이 경제권 내가 완전 다 쥔 얘기 듣고 기절초풍했음. 동거문화가 생활화된 프랑스에서는 결혼도 동거처럼 해서 각자 생활비 얼마씩 내고 딴주머니 찬다고 함.. 그러게 어딨음. 우리집은 그랬다간 길거리에 나 앉을거임 ㅡ.ㅡ)




어쨌거나 참기름 사게 돈달라는거 개무시했음.


그랬더니 따로 돈벌어서 참기름 살꺼라고 큰소리 치기 시작했음.


들은척도 안했음 ㅡ.ㅡ


며칠후 갑자기 고서방이 갤러리아 비닐봉지를 잔뜩 들고 귀가했음.


혼자 한인 마트를???


참기름만 14병을 사온거임. ㅡ.ㅡ 참기름 살라고 아르바이트 한 고서방 ㅜ.ㅜ


게다가 참기름에 지꺼라고 이름 프린트해서 다 붙혀놨음.


그후로 14병 참기름이 순식간에 사라져 가는 것을 봐야 했음.


참기름 냄새만 맡아도 토나올라고 함 ㅜ.ㅜ


#30.어느날 딸래미와 둘이서만 외출한 고서방


애기 데리고 둘이서 토요타에 차 엔진오일 교체하러 갔음.




둘만 외출한다고 완전 신나서 애 옷도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쫙 입히고(엄청 촌스러워 맘에 안들어 죽는줄 ㅜ.ㅜ) 데리고 나갔음.


한시간쯤 후에 돌아오는데 완전 얼굴 어두움.


저승사자 나타난줄 알았음.


시무룩 해있다가 고백하는데 딜러샵에서 사람들이 엄청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고서방을 훑어본 모양… 애가 혼혈인데도 심하게 아시안임 ㅡ.ㅡ 아마도 사람들이 고서방을 진짜 생부로 안본듯 ㅡ.ㅡ


그날 이후로 애한테 주구장창 쎄똥 빠빠~~ 암 유어 대디!! 내가 니 아빠다~~ 삼개국어로 미친듯 떠들어댐. 애 귀에 딱지 앉을 정도로 빠빠, 대디, 아빠를 가르침.


진짜로 믿거나 말거나 애가 어느날 인가 부터 저 세단어를 외치기 시작함.


아침에 일어나면 대디!


배고프면 빠빠~


똥싸면 아빠!!


문제는 하루종일 애랑 붙어 사는건 나인데.. 내가 저 단어들을 다 들어야한다는 사실 ㅡ.ㅡ


난 니 애비가 아니다 ㅜ.ㅜ



나 원래 고서방이랑 사귈때 부터 경고했음. 우리 서로 방구나 트름은 상대방 없는곳에서만 허용하기로…


고서방이 그때 진지하게 물었었음. 그럼 방구 낄려면 집밖으로 나가는거냐고.. 그래서 조금 당황하다가 밤에는 화장실에서 하고 낮에는 나가라 ㅡ.ㅡ 라고 했음.


신기하게도 2년가까이 진짜 잘 지키고 있었는데


애기 낳고 내새끼라 그런지 똥도 이쁠지경.


애가 방구 끼면 내가 꺄르르르~ 넘어가게 웃어 대니까 갑자기 지도 방구를 꼈음.


ㅡ.ㅡ


겁나는 정적 한 일분 선사해주고 고서방 완전 안절부절하면서 내눈치 살피고 있었음.


뭐라 해야 할지 몰라서..(사실 방구 한번 낀거 가지고 화내기도 거시기 했지만 그냥 넘어가자니 이제부터 습관될까 것도 두려웠음 ㅜ.ㅜ)


가만히 침묵을 이어가니까 고서방이 결국 한마디.


애가 방구 껴도 그리 웃는데 지가 크게 한방 끼면 넘어가게 좋아할 줄 알았단다 ㅡ.ㅡ


웃지도 않고(속으로 진짜 웃겼는데) 화도 안내고 점잖게 한마디 했음.


네버 어게인!(지금도 참으로 대응을 잘했다고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고 있는중)


#32. 고서방이 Oscar Generale이라는 패션계의 거장 이탈리아 잡지 도나의 커버스토리를 찍으러 갔음. 패션계 인사를 직접 촬영하는건 처음이라 신이 난 고서방


잘보이려고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많이 늘어놓기 시작 ㅡ.ㅡ


그 사람 집안을 둘러보니 온갖 유명인사 사진들이 즐비했음.


셀레브러티들을 제외하고는 유명인사를 잘 모르는 고서방 ㅡ.ㅡ


그중 아는 인사 George Lopez를 발견!


오~ 너 조지로페즈 사진도 있구나!! 아는척 작렬!!


오스카제네랄… 한참의 침묵후


it’s me.


ㅡ.ㅡ(참고로.. 조지로페즈.. 잘생긴편은 절대 아님 ㅜ.ㅜ)


삐진 클라이언트와 두시간 동안 닥치고 작업 ㅡ.ㅡ


어색해 몸둘바를 몰랐다고…


#33. 프랑스에서 미국 들어오기전에 이미 온라인으로 내 차를 주문해준 고서방.


효리가 탄다는 큐브를 구입했음.


내가 마구 마구 우겨서 차를 보지도 않고 구입 ㅡ.ㅡ


미국와서 준비되어 있는 차를 보고 고서방 도시락 같다며 영 맘에 안들어 했음.


결국 산지 한달도 안되어서 새가슴으로 운전하다가 트럭에 괜히 놀래서 길 옆 소화전을 들이박고 차가 찌그러졌음 ㅜ.ㅜ


에어백도 터지고 임신중이었는데 완전 놀랬음.


순식간에 쉐리프 다섯대나 뜨고 쉐리프들이 이상하게 다 나를 스위리라 부르며 아유 오케이를 연발했음. 인적 사항 적는데 내 나이 보더니 전부 히익~ 한 표정으로 엄청 미안해 하며 다시 맴이라 정정 해서 불러쌈 ㅡ.ㅡ


고서방한테 전화했는데 그 와중에도 뱃속의 애기는 괜찮냐던가 차 많이 망가졌냐 이런거 부터 물어보면 좀 빈정 상할거 같았음 (내 철딱서니도 참..)


사고 났다고 말하자마자 진짜 흥분상태로 소리를 질러대서 처음에 잘 못알아 들었음.


급하니까 불어썼다 이태리어 썼다 패닉 상태 ㅡ.ㅡ


별로 다친데 없었는데 에어백 때문에 배에 화상 비스무리 까졌음 ㅜ.ㅜ


그날 밤에 상처에 약바르는데 쓰리기도 하고 놀랬기도 해서 좀 울었음.


울다가 갑자기 짐승 소리가 들려 보니까 고서방이 약발라 주면서 엉엉 울고 있었음 ㅡ.ㅡ참고로 한번도 우는거 본적 없었음.


사고 나고 내탓 한번도 한적 없음.


자기가 꼬진 차 사줘 그렇다고 자꾸 차바꾸자고 했으나 내가 끝까지 우겨 아직도 그차 타고 있음.



그 이후 고서방 우는거 한번도 본적 없었는데


얼마전 허스키냔이 수술을 받았음.(이 냔은 진정 특이한 개임. ㅡ.ㅡ 내가 애를 낳고 젖을 먹이는걸 보더니 지도 젖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음 ㅜ.ㅜ 나이도 있고 젖이 쓸데 없이 나와 뭉치더니 유방종이 되 어 한쪽 유방 절제술을 했음.)


죽는병 아니고 수술 받고 말짱해졌는데 고서방 개 잡고 꺼이꺼이 목놓아 울었음 ㅜ.ㅜ

댓글 11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고서방 스토리 -시아버지 이야기

#69 고서방은 이름 노이로제가 있음. 특히 미국 사람들은 고서방 이름을 제까닥 못알아 듣기 때문에 이름 여러번 말하는걸로 아주 스트레스 받는 편. 연애 초 고서방과 별다방을 갔음. 직원이 주문을 다 받고 니 이름은? 했음. 고서방 내가 옆에...

Gosobang Story 13

22 April 2010 인간아!! 니가 오늘 저녁에 또 오징어 볶음 노래 불러서 내가 친히 쓰던 레시피 포기하고 너를 위하여 서울식 오징어볶음 찾아내서 만들고 니가 환장하는 이빨 빠진 노인네용 무국도 끓이고! 니가 좋아 뒤집어지는 분식집...

Gosobang Story12

21 April 2010 #68 프랑스는 산부인과 시스템이 겁나게 복잡하고 불편스러움 그 변태 의사는 검진만 하는 인간. (재미난 구경은 다 하고 힘든 일은 안하는 … ㅡ.ㅡ) 피뽑고 뭐 검사하고 어쩌고는 저 인간이 준 처방전 가지고 랩에 가서...

11 Comments


sogorgeousyujin
Oct 22, 2023

고버지 마트 참기름이어서 그나마 다행쓰.. 방앗간 비기 전설의 네트워크 울트라 파워 국산챔기름이었다면...마트 참기름도 비싼데 거기다 프렌치프라잌ㅋㅋㅋ

Like

abadce
May 21, 2021

고서방님~~ 차 사고 났는데 사고 얘기 안하고 꼬진 차 사줬다고 본인 탓하며 엉엉 우는거.. 진짜!!!

고서방 스토리 봄서 남편 흉 귀엽게 많이 보신거 같은데~ 볼때마다 고서방님한테 심쿵했어요~♡

Like
Replying to

사실은... 저도 옛날 이야기 다시 포스팅 하면서 읽어보는데... 남편이 착한 사람이더라고요 ㅋㅋㅋ(몰랐던 것마냥)

Like

annie
May 21, 2021

고서방 스토리 이렇게 조금씩 다시 보니 재밌네요. 네이트판에서 처음 보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제가 이제 그시절(LA시절) 마담님의 나이가 되어가니까 새롭게 읽히네요. 내 남자친구가 저랬다면? 내가 임신을 했다면? 하고요. 항상 마담님 글 좋아하고 응원해요. 마담님 이사 따라 카카오 스토리 가입하고, 전 홈피 가입하고, 인스타 하지도 않는데 가입하고, 이제 이 홈피까지 따라왔네요ㅋㅋ

Like
Replying to

오랜 인연 너무 감사하고 정말 감동입니다^^ 우리 인연 영원히^^

Like

이요링
May 19, 2021

아젤님 옛날 이야기 들으니까 저도 저의 그당시가 생각나요.. 대학교 다니면서 네이트 판부터 아젤님 글 읽엇는데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뭔가 뭉클해지는 날이에요

Like
Replying to

우리의 세월이 그렇게나 흘렀네요. 이젠 요링님이 제가 살던 그곳에 계시네요^^

Like

유니스
May 19, 2021

봤던건데 또보니 또 재밌네요ㅎㅎ

책 다시 정주행해야겠어요ㅋㅋ

Like
Replying to

다시 봐도 재밌다니 너무 감동입니다^^

Lik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