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검색

Gosobang story 2

최종 수정일: 2021년 10월 20일

19 April 2010




그 집은 고서방과 시덥한 그의 친구가 함께 살고 있었음.


고서방 키 187, 그 친구 190 처음에 그 집 갔을때 거인 나라인 줄 알았음.


고서방은 이탈리아계 프렌치임.


유럽인간들 미국인 보다 더 한반도 정세에 관심없고 모름.


내가 한국인이라니까 다짜고짜 김정일 건강을 물었음. 아주 자랑스럽게…


나는 그 친구 보다 고서방이 갈수록 마음에 들었음.



그런데 말하는 꼬라지를 한번도 본적 없을 정도로 조용한 인간이라 도통 속을 알수가 없던차… 그집은 구조가 희안하여 세탁실이 내 방 옆에 붙어 있어 세탁을 하려면 인간들이 모두 내 방을 지나야 했음.


고서방이 매일 매일 세탁실을 가는 핑계로 내 방을 들락거렸음.


그래서 나는 이 인간도 나를 좋아하는 것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하기 시작함.


나중에 들어보니 옷이 몇벌 없어 매일 빨래를 해야하는 실정이었다고 함. ㅡ.ㅡ



나는 말만한 허스키뇬과 잡종 스파니엘 숫놈을 데리고 살고 있었음.


허스키뇬의 이름은 앙꼬임. 고서방 한달이 넘도록 앙코르~ 라고 불러쌈.


속으로 남의 개 이름을 저따구로 부르냐고 욕했음.


지금은 나보다 더 제대로 앙꼬!라고 야물딱지게 불러댐.


가끔 다른 사람이 앙코~ 이런식으로 미국식 발음하면 대놓고 남의 개 이름을 그따구로 부르냐고 화내고 앉았음.



잡종 스파니엘 놈은 심각하게 멍청한 놈으로 쫄면 그자리에서 실례를 하는 경향이 있음.


참고로 이 자식의 나이는 방년 8세임.


똥오줌을 가릴뿐 아니라 똥오줌의 시간도 컨트롤 할줄 알아야 할 나이임.ㅡ.ㅡ


어느 날 밤에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내 개들이 고서방의 방에 자리 깔고 누워 있었음.


매번 너무 미안한지라 개들을 데리러 갔는데 잡종놈이 고서방 침대위에 고서방과 함께 드러누워 같이 호러무비 시청중인것을 발견함.


감히 침대위에 있는것도 너무 미안하고 이름을 천만번 불러도 들은체도 안하는 충성심 제로 애견에게 무척 화가 나 성질 같아선 한대 갈기고 싶었지만 잡종놈이 그자리에서 실례를 하는 우를 범할까 두려워 미적거리고 있었음.


고서방 내가 호러무비에 관심있어 미적거리는 줄 착각하고 같이 영화보지 않겠냐고 나이스하게 권함.


거절하기도 무안하고 고서방을 살짝 좋아하고 있던 터라 마다 않고 엉덩이를 침대에 걸쳤음.


호러무비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재미도 없는 영화에 집중 절대 안되고 머리속으로는 계속 저 잡종놈의 자식을 어찌 끌고 내려가나 궁리중이었음.


갑자기 고서방이 내쪽으로 몸을 움직이길래 난 내 옆 탁자에서 뭐 집어 갈것 있나 보다라고 생각, 무방비 상태.


그런데 고서방이 나한테 키스를 한거임.


그 이후는 상상에…


#5.그 밤 이후 잡종놈의 자식 덕으로 사귀기 시작함.




내가 다니던 회사는 금요일 마다 코리아 타운에서 회식을 했음.


회사 위치만 미국이지 문화는 생판 한국이랑 똑같음.


회식 장소도 맨날 한국집임.


영어 한자 안쓰고 주문부터 계산이 끝날 수 있는 매우 편리한 시스템임.


사귀고 나서 금요일 마다 회식 문화를 도통 이해 못하는 고서방이랑 많이 싸웠음.


특히 회식 자리에선 전화를 기피하는 나의 성향 때문에 겁나게 싸움.


그래서 할 수 없이 회식 자리에서도 꼬박꼬박 전화를 받아줌.


문제는 너무 자주 해댐.


30분 간격으로 전화해싸킬래 귀찮아서 건성건성 받음.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 말도 잘 안들림.




그와중에 고서방 꽥 소리를 지름.


후즈 헬 댓 가이 ‘여기요!’!!!!!!!!!!??”



뭔소린가 첨에 못알아 들음.


……


여기요~ 하고 부르면 남자 종업원이 네~ 하고 대답을 하니 그거에 오해를 한거임.


졸지에 ‘여기요’랑 바람 난 여자 되었음.


연애 초반 너무도 다른 성격 차이로 심하게 여러번 싸웠음.



우리 나라 사람들 보고 냄비근성이니 다혈질이니 하는데 이태리인에 대할거 못됨.


사소한거에 불같이 화내고 돌아서면 지가 왜 화냈는지 조차 까먹음.


나도 뒤끝은 없는 편이지만 저만치 단기 기억상실증이 의심될정도로 쿨하지는 못함.


그날도 대판 싸웠는데 나는 화가 난 상태고 지는 혼자 또 해결 보더니 개들 데리고 산책을 나갔음.


혼자 남은 나는 도저히 이 관계는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 돌아오면 관두자고 얘기 할 참이었음.


한시간쯤 지나서 요란하게 개들이랑 다시 귀가.


그런데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요상한 냄새도 함께 귀가.


허스키냔이 스컹크한테 덤벼서 독가스를 정통으로 맞았다 함.


정말 그 냄새 실제로 안맡아보면 상상 불가임.


난 그전에 어렴풋이 그냥 방구냄새나 똥냄새 비스무리한 거일거라고 상상했었음.


이건 뭐.. 타이어 심하게 타는 냄새 + 뭔가 심하게 썩는 냄새.. 게다가 확산력 끝내줌.


온 집안이 그 냄새에 시달림.


고서방 인터넷 급히 검색. 오렌지 쥬스를 처 바르면 낫는다고 함.


그래서 냉장고에 있는 2리터 오렌지 쥬스를 개 몸에 마구 마구 뿌렸음.




전혀 효과 없어 제대로 검색한거 맞냐고 버럭하니까 다시 검색하더니 오렌지 쥬스가 아니라 토마토 쥬스라고 함.


다시 욕조에 집어넣고 토마토 쥬스 사다가 마구 뿌렸음.


별 그닥.. 효과 없음. 개만 듣보잡 무당 허스키로 변신되었음 ㅡ.ㅡ


목욕도 효과 없고 살다 살다 그런 독가스 처음임. 허스키냔은 약 5일간 격리 수용되고 고서방 방에서 혼자 잤음 ㅡ.ㅡ 고서방은?? 내방에 ㅜ.ㅜ


# 8.


고서방이랑 사귄지 좀 되었을때 자기 아빠가 산타모니카에 살고 있으니 같이 밥먹자고 함. 나름 예비 시아버지 만나러 가는지라 엄청나게 긴장탔음.


시아버지 만나자마자 거두절미하고..


쏘오~~ 하우 이즈 김죙일~ 히즈 오케이?”



이 집 사람들은 왜이리 김정일 건강에 관심이 많은거임?


한참 세월이 흘러 집안의 어르신 고모 할머님을 만나뵈었음.


이분 역시 예외 없이 김정일 건강 챙기신 이후 왜 그는 맨날 똥색 옷 한벌만 입고 나오느냐고 따지듯 물었음 ㅡ.ㅡ


난 그의 친구가 아니라고 대답할까 하다가…


그 똥색 옷이 수백벌이라 한번 입고 다른거 또 갈아 입는거라고 맘대로 뻥쳤음 ㅡ.ㅡ


근데 아마 맞을듯.



내 시아버지는 구글에 이름만 치면 몇십페이지 뜨는 유명한 사진작가임.


같이 작업한 연예인 마릴린몬로부터 시작해 요즘 아이돌까지 셀수 없음.


근데 웃긴건 그중에 같이 잤던 여자도 많음. ㅡ.ㅡ


우리 시어머니랑은 오래전에 이혼했음 ㅡ.ㅡ)


(


한번은 E news를 시아버지 집에서 다같이 시청하는데 ***이 나왔음.


7년전에 쟤랑 잤다고 아무렇지 않게 자랑함 ㅡ.ㅡ




나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무례한듯 하여.. 오 리얼리? 소 하우 워즈 쉬?


한번 대꾸해주니.. 신나라하며 침대에서 음담패설 해주면 좋아한다 함. ㅡ.ㅡ


내가 헐리웃 여배우 섹스 취향까지 알아야 하는거임? ㅜ.ㅜ


고서방이 아빠 안 닮아 천만다행임 ㅜ.ㅜ



우리엄마 불교라고 했더니 겁나게 존경하기 시작함.


부디스트에 대한 환상이 엄청나게 심한편. 무슨 살아있는 성인들 취급함.


한번은 엄마가 택배를 보내왔는데 그중 보자기로 싼 물건이 있었음. 그 보자기 떡집에서 받은 공짜 보자기로 떡하니 이화원떡집이라고 금박으로 새겨져있는 평범한 것이었음.


자꾸 그 보자기를 무슨 영험한 부디스트의 상징쯤으로 여기더니 모셔놓기 시작


급기야는 자기 소파에 등받이로 깔았음.


당연히 나의 인테리어 컨셉과 상반되니 꼴배기 싫어 죽는줄 알았는데 버리기만 하면 귀신같이 찾아오고 다시 깔아두고를 반복..




#11. 큰 시누이는 파리에서 패션 사진 전문 작가임.


루이비통에서 고맙다고 신상 백도 마구 선물로 보내는 그런 존재임.


겉으로 보면 엄청나게 세련되고 날씬하고 프렌치 여성 그자체.. 유네임잇…


근데 실상은 알고보면 그렇게 덜렁대고 매씨한 여자가 없음 ㅡ.ㅡ


파리에서 처음 만난날 우리를 길거리에서 만나 자기 차에 태웠음.


나는 그녀의 아들 알렉산드로와 뒷자리에 앉았음.(참고로 나 그때 임신 7개월째였음 ㅡ.ㅡ)


한마디로 쓰레기더미가 네 바퀴 달고 움직이는거라고 상상하면 됨 ㅡ.ㅡ



누나 내가 제대로 타고 문도 닫기전 ㅜ.ㅜ 고서방이랑 겁나 수다 떨면서 광란의 질주를 하는데 그 좋다는 센강 주위며 루브르 박물관 근처며 정신사나와 눈 꼭 감고 있었음.


6살짜리 알렉산드로가 그런 나를 안타까와 하며 조용히 깡생수를 손에 쥐어 줬음 ㅜ.ㅜ




주차장 티켓 받아서 알렉산드로가 주머니에 챙기는거 보고 다시한번 놀랬음.


엄마를 너무 잘아는 진짜 유용한 아들 ㅜ.ㅜ


한참 고서방이랑 떠들어 대던 시누이 갑자기 나를 돌아보며..


아이 스웨어 ㅜ.ㅜ 이 문장이 하우 아 유 다음으로 한 문장이었음…)


(


이젠 이미 다 아시리라…


소우~ 하우 이즈 김죙일?!!”



이 식구들 이정도면 김죙일 강박증 아님둥? ㅡ.ㅡ



연애시절 고서방이 주로 개들을 돌봤음.


덕분에 애들이 아침마다 조깅도 하고 산책도 많이하고 운동량은 늘었는데 이상하게 갈수록 비만견들이 되어가는거임.


어느날 개들 다 싣고 맥도날드 드라이브 쓰루를 통과하는데 개들 용으로 치즈버거를 각각 하나씩 더 시키는거임. ㅡ.ㅡ


참고로 나는 개들 인간 푸드 준적 거의 없었음 ㅜ.ㅜ


완전 개들 스포일드 시킨거 알고 머리끝까지 화가났음.


고서방 풀죽어서 시켰던 치즈버거 두개 캔슬했음.


신기한건 개새끼들이 알아들었는지 둘다 나를 향해 짖어댔음 ㅡ.ㅡ


그 후로도 내가 없으면 엄청 먹여댐.


임신때 한달간 친정에 갔다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음.


니스 공항에 고서방이 개 두마리를 데리고 서있었는데 한마리는 겁나 울트라 살찐 말라뮤트(원래는 허스키임 ㅡ.ㅡ)한마리랑 귀만 열라 긴 불독(원래는 코카 잡종임 ㅡ.ㅡ)이 씩씩대고 있는거임.


어찌나 뚱뚱한지 나를 보고 점프도 못했음 ㅡ.ㅡ


참고로 프랑스는 병원 같은 특수한 곳 빼고는 공항도 개출입이 가능함. 진정한 독 프렌들리의 진수!


나중에 실토하는데 나 없는 사이 셋이서 겁나게 매일밤 피자 딜리버리 시킨거임 ㅡ.ㅡ

댓글 1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고서방 스토리 -시아버지 이야기

#69 고서방은 이름 노이로제가 있음. 특히 미국 사람들은 고서방 이름을 제까닥 못알아 듣기 때문에 이름 여러번 말하는걸로 아주 스트레스 받는 편. 연애 초 고서방과 별다방을 갔음. 직원이 주문을 다 받고 니 이름은? 했음. 고서방 내가 옆에...

Gosobang Story 13

22 April 2010 인간아!! 니가 오늘 저녁에 또 오징어 볶음 노래 불러서 내가 친히 쓰던 레시피 포기하고 너를 위하여 서울식 오징어볶음 찾아내서 만들고 니가 환장하는 이빨 빠진 노인네용 무국도 끓이고! 니가 좋아 뒤집어지는 분식집...

Gosobang Story12

21 April 2010 #68 프랑스는 산부인과 시스템이 겁나게 복잡하고 불편스러움 그 변태 의사는 검진만 하는 인간. (재미난 구경은 다 하고 힘든 일은 안하는 … ㅡ.ㅡ) 피뽑고 뭐 검사하고 어쩌고는 저 인간이 준 처방전 가지고 랩에 가서...

1 Comment


sogorgeousyujin
Oct 22, 2023

개들이랑 햄버거ㅋㅋ 피자ㅋㅋ 한국 다큐 중에 개통령 강형욱님 나오는 고독한 훈련사 라고 있는데 어떤 부부께서 두분 국수며 빵이며 드실 때마다 개도 챙긴다고 하시더라구요ㅋㅋㅋ 근데 개들 넘 행복해보였음ㅋㅋ

Lik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