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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bang story 10

최종 수정일: 2021년 10월 20일

19 April 2010


#62 고서방의 원래 이름은 엄청스럽게 김….


한글로 읽으면 고프레도 디 크로라란자임.


고프레도 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우리나라로 치면


만섭이나 홍식이 정도로 올드한 이름인듯…


시아버지 이름은 아랄도임.


이 집안 단순한거야 이미 다 아시겠지만서도…



증조 할아버지 이름 고프레도 할아버지 이름 아랄도 아버지 이름 아랄도… 아 또 고조 할아버지 이름 고프레도…


완전 이름 두개로 뽕을 뽑은 집안임 ㅡ.ㅡ


인크레더블리 단순…핫산씨 인크레더블은 이럴때 쓰는거임)


(


창의력 제로에 안이하기 짝이 없는 작명풍습…


반면 여자들의 이름은 미국식도 있고 프랑스식도 있고 이태리식도 있고


완전 중구난방 짬뽕임.


심지어 내 큰 시누이의 이름은 시아버지가 식당에 갔다가 담당 서버 웨이트리스가 너무도 핫!하여(ㅡ.ㅡ) 그 이름을 붙혔음.(진짜로 뭥미 ㅡ.ㅡ)


하긴… 내이름은 우리 아빠가 엄마 진통하는 동안 지겹다며(?이건 또 뭥미)이현세 만화를 보던중 주인공 엄지의 친구중 한명을 갖다 붙혔음.


(


그나마 주인공도 아닌 … ㅡ.ㅡ))


(


태몽과 점쟁이 말만 믿고 뱃속 아기가 아들인줄 철석같이 믿었던 그시절에


고서방이랑 아들 이름을 의논했음.


고서방 아무생각없이 아랄도라고 하면 된다고 하는거임.


이번은 아랄도 차례라며 ㅡ.ㅡ


그 안일한 썩어 문드러진 작명 풍습은 내가 끊어 놓겠다고 소리쳤음.


난 절대로 아랄도라고 안지을거임.!!!!!


그랬다간 애도 세상 모든일 모르는걸 모른다 할줄 모르고 지 생각대로 떠들어대는 인간이 될지도 모름 ㅜ.ㅜ


어쨌거나… 고서방의 풀네임의 총 스펠링 갯수는 무려 21개나 됨.


그래서 항상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심하면 한 10분은


상대방이랑 이름 바로 받아적기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앉았음.


한번에 제대로 알아먹은 인간은 단!! 한명도 없었음.


일단 스펠링 다 불러주는데만도 하세월이고


다 불러준 스펠링 상대방이 확인하는 차원에서 읽어보는데도


교정봐가며 한 7-8분은 소요. ㅡ.ㅡ


한번은 스탑워치 켜고 재봤음…나도 참.. 드럽게 할일없는 … ㅡ.ㅡ)


(


그래서 고서방 고객센터랑 전화할때면 항상 혈압이 엄청 올라있다가


결국은 그 성질을 못참고 성질을 버럭버럭 냄.


남의 이름을 그따구로 부르냐는둥. 서비스 교육을 그리 받았냐는둥!!


대부분 고객센터의 반응은 크게 세가지임.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면서 고서방을 달랜다.


너무 심하게 화를 내니 어쩔줄 모르겠는지 당분간 침묵 대응하고.. 그럼 분명 끊긴거 아닌데 고서방은 끊긴줄 알고 끊고 다시 전화해서 새 파트너와 새기분 새뜻으로 또 다시 지 이름 받아쓰기 시험을 새로 시행함.


도저히 안되겠는지 좀더 인내심이 강한 다른 고객센터 담당자를 돌려줌 ㅡ.ㅡ(항상 돌려줄때 핑계거리는 이건 내일이 아니다해~~ 내가 해당 부서 돌려주겠다해~~아니.. 이름만 말하느라 10분 지났는 데 이슈가 뭔지도 모르고 뭔 해당부서??)


그나마 위의 세가지는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임.


니스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부터 확 피부로 느꼈음.


아.. 이 나라 좀 불친절 하겠는걸?


일단 무슨 리셉션이든 공항이든 은행이든 여자들인 너무 늘씬 쭉쭉 이쁜거임.


이쁘니까 별로 안친절하고.. 안친절해도 이쁜거에 눌려 화도 잘 못내겠음.


웃긴건 고서방의 이름이 정통 이태리식이라 프랑스인들도 발음을 잘 못하고 잘 못알아먹음.


프랑스의 버라이즌은 오랑쥐(Orange)라는 회사임.


고서방이 정말 프랑스 도착하자 마자 한 일이 인터넷 신청한 일임.


진정한 오타쿠… 인터넷 없이는 손발을 덜덜 떠는 인간..)


나중에 정말 이해한것이.. 인터넷 개통되는데 한달 걸렸음 ㅜ.ㅜ


겁나 느린 나라임 ㅜ.ㅜ


그 인터넷 신청 전화만 정말 맹세코 네시간 걸렸음 ㅜ.ㅜ


다 저놈의 긴 이름 때문임.


오랑쥐에 전화한 고서방


접수원 : 니 이름은?


고서방 : 고프레도!


접수원 : 어찌 쓰는데?


고서방 : 줴 오 두제프 에흐 데 에 오!


점수원 :…. 잠깐 볼펜 가져왔다네 다시 불러봐라


고서방 : (이때부터 슬슬 스팀 받았음) 줴 오 두제프 에흐 데 에 오!!!


접수원 : 다꼬르. 줴오 에프 그라고 뭐??


고서방 : 다 모르면서 왜 다꼬르라고 대답하고 지랄인건가???


접수원 : 당신의 통화내용은 녹음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


(왜 이제사 그 중요한 사실을 말하는건가???)




고서방 : 끄응… 줴 오 두제프 에흐 데 에 오!!!


접수원 : 준비 안되었는데 니가 너무 빨리 말했다.


다시 한번만 더 말해달라


고서방 : (짐승 숨소리 내기 시작!) 줴 오 두제프 에흐 데 에 오!


줴 오 두제프 에흐 데 에 오!


줴 오 두제프 에흐 데 에 오!


접수원 : ………………………..(어이 없는거지..)


고서방 : 니가 한번만 더 말해달라는데 내가 친절하게 세번이나 말했다.


이제 알아야 정상 아닌가?




접수원 : 정말 미안하다.(전혀 미안하지 않은 말투… 아 참.. 이 모든 대화를 상세히 알고 있는 이유는 고서방은 절대 통화를 스피커폰으로만 하는 정말 저질 습관이 있음.. 모든 걸 공유하려는 ㅜ.ㅜ)


이번엔 진짜 잘 듣겠다. 다시한번 불러달라!


고서방 : @#$$@#$@(이미 욕 작렬)


뭔놈의 서비스가 이따군가!!


난 다시 소중한 내 이름을 말하지 않을테다!!(유치뽕 ㅡ.ㅡ)


니 매니저 바꿔라!! 다음달 부터 너 실업수당 받게해준다!


접수원 : 니 지금 내한테 화낸건가??


고서방 : 화 안내게 생겼나?


뚜~~~~~~~~~~~~~~~


접수원은 고서방 마지막 문장 듣기전에 끊은 상태. ㅡ.ㅡ


생각해 보라…


고조 할배도 고프레도였음… 고조할배의 할배도 고프레도 였음…


한마디로 몇백년 묵은 고래적 이름… 요즘 세상에 아무도 안쓰는 구닥다리 이름..


모두에게 생소한 역사적 이름… ㅜ.ㅜ


퍼스트 네임은 장난 임..


레벨 원 퍼스트네임 받아쓰기를 통과한 기특한 접수원들도


라스트네임 크로라란자에선 너무 레베루가 높다며 하소연.


심지어는 고서방이 왜이리 못알아듣냐며 이거이 니 일 아니냐고 화내니


그리 똑똑하면 내가 왜 하루종일 전화통을 붙잡고 앉아 있겠냐고


도리어 성질 낸 접수원도 있었음 ㅡ.ㅡ


프랑스에선 고객이 왕인게 절대로 아님 ㅜ.ㅜ


그런식으로 접수원을 바꿔가며 뻥 좀 보태 오랑쥐의 접수원 반과 모두 사적으로 한판씩 뜬 후에야 겨우 겨우 인터넷 신청을 했다는 슬픈 사연 ㅡ.ㅡ


네시간을 같이 스피커 폰으로 그 스트레스를 같이 한 나…..


그날 불어로 컴플레인 하는 법을 똑땍이 배웠음 ㅜ.ㅜ


#


고서방은 약간의 불이익도 참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내는 성향이 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무섭도록 치솟던 화가 10분을 못간다는 점.


주로 못참는 불이익으로는 피자배달을 시켰는데 식은 피자가 왔을때,


맥도날드에서 주문을 했는데 프렌치프라이가 식었을때,


스타벅스에서 커피 시켰는데 커피가 혓바닥 델 정도로 뜨겁지 않을때,


각종 대형마트 등에서 어떤 서비스를 신청하고 기다릴때 접수원이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않을때… 등등임.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줄 안다고 아주 불평하는데 이골이 난지라 불평할때의 멘트도 항상 똑같음.


한번은 코스코에 사진 프린트를 하러 갔는데 접수원이 30분후에 오라고 함.


장 보고 핫도그도 사먹고 35분후에 갔는데 아직도 우리사진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콧구멍에 여벌 구멍 한 네개 뚫은 무서운 언니가 껌을 씹으며 심드렁하게 말하는 통에 고서방이 폭발했음.


일단계로 너의 이름이 뭐냐고 따지기 시작.


이단계로 너의 매니저가 누구냐고 물음.


부모님이 주신 큰구멍 두개와 본인이 후천적으로 뚫은 구멍 네개 도합 콧구멍이 여섯개나 되는 쉬크한 언니가 약간 멈칫했음.속으로 역시 이름을 묻는 행위는 경각심을 일으키는건가?…. 했는데.. 남보 다 콧구멍 네개 많은 언니가 그깟 협박에 쫄리 없음.


여전히 껌으로 국가 연주하면서 쿨하게 내 이름? 신디라고 해~ 내 매니저는 지금 없으니까 조오기~ 테이블에 가면 불만접수서류가 있으니 거기다가 적던가 해라~


그녀가 미안해 하지 않아 더 화가 난 고서방.


씩씩대더니 나와 애 둘을 굳이 끌고 그 불평 적는곳으로 …


난 무슨 논문 쓰는줄…


불평 적는 종이 세장을 빼곡하게 적기 시작하는데 글씨는 또 얼마나 악필인지 그거 읽을 줄 아는 전문가가 과연 있을까 의심스러울 지경.


속으로는 영어로 저렇게 술술 작문을 저리도 길게 할 수 있다는게 조금 부러웠음.


문제는 인간이 불평 논문을 이십분 가까이 쓰고 있음.


그 사이에 콧구멍 여섯개 언니가 실실 웃으며 우리에게 접근하더니


여기 너희가 그토록 급박하게 찾던 사진이 나왔다며 사진을 테이블에 던지듯 놓음.


더 열받은 고서방이 너의 그 태도는 정말 언빌리버블 하다며 내가 적고 있는 이 긴 불평불만 논문이 보이냐고 다 너에 관한 것이라고 그녀의 눈앞에 흔들어댐.


그런데 이건 진짜 그녀가 고서방 약올릴라고 하는것 같진 않고 진심 같았는데


쉬크하게 또 한마디 하시고 사라짐.


그래? 길게도 적었네.. 나 글 잘 못읽어..


(미국인중에 의외로 까막눈 많음 ㅡ.ㅡ)




코스코에서 집까지 차로 20분 걸리는데


내가 운전하는 내내 옆에서 어찌나 불평불만을 늘어놓는지 진짜 까딱하면 나랑도 한판 할뻔…


집에와서 영수증 챙겨두려고 가방안을 챙기는데 보이질 않아 생각해보니 계산을 고서방이 했음.


영수증 내놓으라 하니 당당히 뒷주머니를 뒤지기 시작.. 어.. 어.. 이러더니 또 없다고 난리 ㅡ.ㅡ


또 어디다 버린거냐고.. 가지가지 하신다고 하고 돌아서는데


순간.. 인간이 영수증 말고 좀 큰 종이뭉치를 들고 있었던게 섬뜩.. 스치고 지나가 ..


홱 돌아보았더니..


흠..


우리를 그렇게 세워두고 작성한 불평논문은 손에 쥐고 있음 ㅡ.ㅡ


영수증을 접수통에 곱게 넣고 온거임.


가끔 생각하는데.


난 죽으면 필사리출..(사리 꼭 나올거임 ㅡ.ㅡ)


어쨌건


미국은 무릎을 구부리고 손님을 대하는 한국 처럼 손님이 왕이다 까진 아닐지라도 적어도 손님을 좋은 친구 대접은 해줌.


그래서 손님이 식은 피자, 식은 감자로 불평을 할때 전혀 불쾌하지 않은 기색으로 여전히 유쾌하게 껌을 씹으며 쿨하게시리 오케이~ 내가 아주 기름에서 갓 꺼낸 뜨끈뜨끈한 놈으로 바꿔주마~라고 나오는데

파리로 이사오고나서 도미노 피자에서 피자를 시켰음.


한시간 반만에 배가 등에 붙었을때쯤 우리의 피자가 도착했는데


정말 냉장고에서 꺼낸것 만큼 차가웠음.


이번엔 내가 정말 화가나서 고서방더러 잘하는 따지기 하라고 종용.


고서방이 나의 응원을 등에 업고 더욱 사기 충전에 도미노에 전화를 해서 불평을 속사포처럼 쏟아냄. 참 말 잘함.


20분만에 뜨끈한 피자가 다시 옴.


기분이 다시 풀려서 히히거리다가 다음날 인터넷 뱅킹으로 카드 사용내역서를 봤는데


이것들이 피자값을 두번이나 청구한거임.


직접 매장을 찾아가서 둘이서 쌍으로 화를 냈는데 매니저가 너무도 쿨하게


자기들은 식은거 줘서 미안하다고 했지 다시 바꿔준다 한적은 없다며..


너네가 따뜻한 피자 다시 원한다길래 그대로 해줬는데 뭐가 불만이냐며..


그리고 집에 오븐도 없냐며.. 그냥 데워 먹으면 될껄…


이러곤 밖으로 휙 담배피러 나갔음 ㅡ.ㅡ



왜 고서방이 고서방이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좀 있음.


절대로 심오한 이유 따위는 없는거임 ㅡ.ㅡ..


이름이 고프레도인데 어느날 니콜라스 케이지가 한국서는 케서방으로 통한다고 얘기해줬음.


아.. 그전에 서방이란 단어의 개념은 이미 알고 있는 상태.


그 이후로 우리엄마랑 가끔 통화하면 “고서방씨입니다~” 라고 하기 시작했음.


성은 원래 크로라란자지만.. 크서방.. 왠지 이상해서 고서방이라고 하게 되었음.



내 나이 삼십 중반에 첫애를 가지게 되자 임신 확인 한 순간부터


왕 쫄기 시작했음.


초산에 노산인데 얼마나 힘들꼬… 9달을 내내 고서방을 볶았음.


임신과 출산은 정말 여자로써 고통스러우며 엄청난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하루에 삼십분 이상 강의 했음.


막판 가서는 지겨운지 내가 연설 시작하면


한국말로 “아라쏘 아라쏘~ 알겠씁뉘다아~~ 아 고만해~~~ 하지마 ~~ 하지마~~” 반항했었음 ㅡ.ㅡ


초반에 입덧 좀 할때 완전 오바 떨어서 고서방이 없는 살림에 티켓 사서 한국 친정도 보내줬음.


중반 부터는 살이 팍팍 찔거이니 기대하라고 했음.


낳고 나서도 그 살 안빠지고 붙박이 될꺼니까 너 나 구박하면 안된다고 했음.




진짜 뚱땡이 되는거냐고 몇번이나 걱정스럽게 묻길래


그렇다고 각오하라고 했음.


애 낳을때도 나는 노산이라 엄청 힘들거니 니가 진짜 나한테 잘해야 하고 안타까와 해줘야 한다고 주입식 교육했음.


근데…


나 임신 기간 내내 9키로 조금 넘게 쪘음 ㅜ.ㅜ


애도 푸쉬 네번만에 나왔고 자궁문이 다섯시간 만에 활짝 개봉박두..


애가 먼저 내려와서 의사 기다리고 있었음 ㅜ.ㅜ


게다가 예정일보다 한달이나 빨리 나왔음..


무대뽀에서 고기 굽다가 이슬 보고 병원갔다는 …. ㅡ.ㅡ


애 낳고 거짓말 안하고 일주일 만에 원래 몸무게 복귀


지금은 애 가지기 전보다 이키로 덜나감…


(자랑은 아니오니 돌던지지 마세요 ㅜ.ㅜ)




고서방은 요즘…


지 친구들한테 우리 마누라는 임신이 체질이라며 애 엄청 잘 낳는다고


자랑하고 다님 ㅜ.ㅜ


그래서 지 친구들은 아직 생기지도 않은 둘째 언제 듀데잇인지 물어보고 앉았음 ㅡ.ㅡ


#63 4개월짜리 애기도 있는데 이사하려니 엄두가 안 났음.


그래서 날짜는 다가오는데 짐은 제대로 싸지도 못하고 걱정만 해대니


고서방이 자기가 대학때 알바로 이삿짐에서 일해본적이 있다며


이사하는데 왕도사라고 자기만 믿으라고 큰소리를 쳤음.



좀 의심쩍었지만 진짜냐고 한 오십번 물었는데 그때마다 아이 스웨어 , 암 파지티브, 암 프리리 슈어…엄청 자신 만만했음.


나는 성격이 미리미리 해놓아야 마음이 놓이는데


이 인간은 항상 똥구멍에 불붙어야 움직이는 스탈임 ㅜ.ㅜ


이사 이틀전인데도 짐을 안싸는 거임.


드디어 참다 참다 폭발해서 오랜만에 지랄쇼(박명수의 거성쇼와 비슷한 맥락.. 지랄중 웃음 도로아미타불 말짱 헛거임 ㅡ.ㅡ)를 한판 했음.


그런데 욕먹더니 진짜 급 발동 걸려서 몬스터 세캔 드링킹 해가며


순식간에 짐들을 다 일목요연하게 싸놓은거임.


그래서 일년에 두번 내리는 칭찬도 거하게 쏴주고


잘했다고 좋아하는 스테키도 나가서 사줬음.


그런데…


이사하고 나서 정리시작하는데 박스 하나하나가 주옥같음.


하나하나 엄청난 서프라이즈들을 선사하기 시작하는데


더 놀랍고 싶지 않아 박스 오픈 안한게 아직도 네개나 쌓여있음.


깨진 그릇들은 기본이고 애기 장난감 사이사이에 껴있는


지가 신고 안 빤 양말들하며


냉장고에 애시당초 들어갔어야 하는 음식들이 책상 서랍에 왜 들어가 있는거임???


게다가 이사나온 아파트의 샤워 꼬다리는 왜 챙겨 가지고 나온건지 ㅜ.ㅜ


한마디로 중구난방 되는대로 쏟아 부은거임.


아직도 못찾아낸 물건들이 수두룩함.


본인은 상당히 느긋함.


자기 집안 내력 모르느냐며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다시 다 찾아 온다며 기다리라고 함 ㅡ.ㅡ. 내가 진짜 미쳐…


정말 너무 화가 나서 울듯이 지랄 했음.


대체 너는 이사업체에서 일해봐서 진짜 프로페셔널 하다며!!!!


거기서도 이따구로 짐쌌냐고 정말 방언 터지듯 영어 불어 한국어를 짬뽕해서 떠들었음.


무서웠는지 가만히 눈만 깜박이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러는거임.


“I… just did moving… not packing…..”


그럼 힘만 쓰는거 했었다고 첨부터 말했어야지!!!!!!!!!!!!!





 

2021년.

옛날 이야기를 아침부터 읽다가 소름끼치는 진리 발견... 인간은 절대 변하지 않는구나...

이 남자는 우리 동네 근처에 있는 버거킹과 맥도날드에서 매우 유명하며 모르는 직원이 없는데 이유는 뜨겁지 않은 프라이와 혀가 델 정도로 쩔쩔 끓지 않는 아메리카노 커피 때문임.


프랑스 일반 까페에선 아메리카노가 뭔지도 모름.

우리는 딴에 미쿡 살았던 아메리껭으로써 가끔 그 연하고 양 많은 구수한 아메리카노가 땡기는데 그거 마실라면 미국 체인인 막도(맥도날드의 프랑스 애칭)나 부르그킹(절대 버거킹이라 하면 못 알아들음)에 가서 2유로 썸띵을 주고 사 마셔야 함. 내가 볼때 분명히 에스프레소 내리고 미지근한 물 타서 주는것이 그들의 아메리카노.(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그래서 안 뜨거움. 드라이브 쓰루에서 받아들고 확인 한 뒤 안 뜨겁잖아? 다시 드라이브쓰루 돌아가서 줄섬. 그게 내 남편임. 세상 어떤 불이익 다 참아도 식어빠진 감자튀김과 아메리카노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정의의 사도임.


그리고 저 위에 정리 못하는거.

여전함.

문제는 그걸 1번 딸이 고대로 닮았음.

방에 들어가면 세상 깨끗함. 뭐 하나 잔소리할게 없음. 그린듯이 웃으면서 나를 맞음.


"뭐랬어? 내가 깔끔하니 잘 치웠다 했잖아?"


난 분명 식스센스가 있는 여자인게 확실함. 믿고 나가려다가 은근히 무언가가 뒷통수를 잡아당김.

불현듯 그녀의 옷장을 열어봄.

옷은 어딨는고? 그 큰 옷장 안에... 레고며 조립하다 만 헬리콥터, 미니어쳐 건축물들이 숨어 있고

옷 서랍장을 홱 여니까 공부 책이랑 필기구 잔뜩

대체 옷은!!

내일 이사나가냐? 이사용 박스에 되는대로 구겨넣어서는 침대밑에 숨겨놨음.

그러니 네가 맨날 고시생 패션인거.

유전은 소름끼치도록 놀랍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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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sogorgeousyujin
Oct 22, 2023

부르그킹...메모... 요며칠 마님콘텐츠를 정주행하다보니 프랑스어를 다시 공부할까 싶음. 나름 고딩때 제2외국어였는데 1n년 지난 현재 두어 마디 겨우 기억남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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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링
Jun 15, 2021

나넷 완전 깔끄미인줄알았는데 아니었네요 ㅋㅋㅋㅋ 오뎃은 깔끔할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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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member
May 22, 2021

오랜만의 고서방스토리! 뭔가 새로워용 ㅋㅋ

아! 저 네이버 닉넴 죠니뎁 < 이에염 :) 첫댓글!

자주남길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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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웰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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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member
May 22, 2021

예전 고서방스토 밑에 최신버전까지 함께읽으니 꼭 처음읽거마냥 새로워서 정말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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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때의 일을 떠올려보다가 지금이랑 별반 달라진게 없어서 놀래는 그런 재미가 있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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