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나다…
해 한테…
이놈의 나라는 가뜩이나 살기 갑갑한데 이맘때쯤이면 최악이 된다.
그건 바로 날씨다.
한 달 넘게 해 뜬 날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지경으로 비가 온다. 춥다. 바람이 분다.
그 중 지긋지긋하게 넌더리가 나는 것은 바로 그 거지 같이 지저분한 비.
여름비처럼 왕창 쏟아지는 것도 아닌 것이 질척대는 옛 남자처럼 지저분하고 끈질기게 내린다.
내린 비는 얼음으로 굳고 땅은 더럽고 우산을 쓰기도 애매해 맞고 집에 오면 내내 우울해진다.
나는 진심으로 비가 싫다.
고등학교까지는 비가 너무 내리면 꾀병이 돋아 학교를 가지 않았고, 성인으로 간주되는 대학시절에는
내 맘대로 강의를 째곤 하게 만든게 비.
빗소리가 좋다는둥, 비 오면 일부러 우산없이 걷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나는 그토록 비가 싫으니까…
대체 너는 언제 일을 하는거냐고.
프랑스에 뜨니까 너도 프렌치라 직무유기가 일상이냐고
하늘에 종주먹질을 했더니…
떴다. 해가…
그런데 미친듯이 거슬리는 빛을 쏘아댄다.
정면으로 바라보고 파리를 나가는 아침… 겨울이라 비스듬하게 누운채 가까이도 붙어서 쏘아대는 그 빛.
또 욕이 나왔다…
“뭔데? 뭘 어쩌자는건데! 왜 이리 심하게 쏘고 난리야!”
그러다가 문득.
아… 나 지금 혼나고 있구나.
이래도 저래도 불평불만이 습관이 나란 인간한테 해가 혼을 내고 있는거구나.
깨닫는다.
그러니 내가 이모양 이꼴이지.
이래도 저래도 불평불만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으니 뭘 갖다줘도 뭘 해도 만족할리 없지.
나는 나를 많이 혼내는 시간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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