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April 2010
수요일,
동생들은 학교 안 가는 날이라 아직도 일어날 생각이 없는 아침 6시 반.
중학생이 잠도 덜 깬 눈으로 주섬주섬 스스로 아침을 챙겨먹고
오늘 있을 시험 프린트물 복습을 하면서 부은 눈으로 가방을 매고 나선다.
애비는 7시 반까지 맥시멈으로 자면서 일어날 생각이 없고...
저 인간은 대체 중학교를 어케 다녔나 싶고...
보통 본인 학교 다닐 때 보다 자식 학교 다니는 시절에 더 부지런해야 하는거 아닌지.
어쨌거나 아슬아슬하게 운전사가 일어나 아이를 데리고 나섰다.
반토막 하루만 수업듣는 수요일인데 시험이 두개, 체육시간은 한시간 반이라면서 아예 추리닝을 입고 나선다.
평발이라 잘 뛰는게 어려운데 뛰기 시험은 참 자주도 있다고 투덜대면서.
그러다가 아이가 다섯 달 이었을때 기록을 보자니... 저때는 뒤집기만 해도 잘한다고 박수를 받았네.
지금은 더 어려운걸 훨씬 많이 하는데도 그녀를 위한 박수가 과연 충분한가.. 생각하게 된다.
오늘 하굣길에 데리러 가면 박수쳐줘야지.
아마 또 희한한 눈초리로 이 엄마가 왜 이러나 하겠지.
내가 해 줄 수 있는거라곤... 점점 네가 한번씩 웃을 수 있게 해주는 것 뿐이라는걸 알게 된다.
이미 혼자 서서 혼자 걷고 스스로 뛰어야 하는 나이의 아이.
안쓰럽지만 인생이 그런거다.
나도 이 나이에 아직도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듯이...
수페르 나넷!!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밥만 잘 먹어도 박수 받는 게 아이들인데, 자라면서 더 많은 것을 요구받게 되죠. 여전히 아이인데 ㅎㅎ. 그러고 보면 어른들이 쓸쓸한 이유는,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박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시간이 흐르고 변한게 신기하기도 하고 새롭고 놀랍죠.
지나간 시간이 아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감회가 새로워요.
뭉클하면서 왠지 눈물도 나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