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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 첫 최악의 고속도로

그것은 이 나라에 몇 년만에 눈이 내려서 일어난 일이다.

언제나처럼 아침마다 뉴스를 보던 남편이 질린 얼굴을 하고 왔다.

파리를 나가는 주요 통로인 A13 고속도로 상황 좀 보라며...

기상청에서 이미 눈 온다고 말했고,

그러니 길바닥이 얼을거라고 했는데

제설차가 전혀 출동을 안해서 A13번 도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아수라장이다.

어떤 이들은 지난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도로에 갇혀 있고

인터뷰하던 운전자 아줌마는 스트레스로 오열했다.

그녀는 진심 분노했다.


"세금을 이리 많이 걷어가는 나라에서 악천후 대비하여 제설차 하나 안 보내는게 말이 되는가.

나는 정말 태어나 이리 화가 난 적 없고, 미칠 것 같고

대체 집을 언제 갈 수 있는지 몰라 속이 터질 것 같다."


말했다시피 유독 멍청한 운전자가 많은 나라고

혹은 지네나라에서 하던 양으로 미친 난폭운전을 하는 아프리칸과 중동인이 넘쳐나는 나라다.

당연한듯 군데 군데 사고가 나 있고

견인차도 제설차도 아침이 되어서야 움직였단다.


심각하게 고민했다.

오늘 나가는게 맞는건가...

안일하게 저 도로만 피하면 될까...하고 생각해본다.

나는 해야할 일을 그때 못하는것에 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책임감병이 있다.

쓸데없이 해맑았지.

그리고 갇힌다.

4킬로 가는데 40분

그와중에 창밖으로 봤던 풍경

앞차는 왼쪽 엉덩이가 나간 고물차

저게 터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으로 40분

당연하지?

왼쪽에 사고라고 써있고 조금더 가다보니 A13 파리 방향은 아예 막았다.

참으로 당당한 대처 아니겠냐며

방사능 커피 아냐?

불안하긴 하지만 캔커피가 이거 밖에 없다.

12시 15분 예약했던 데판야끼는 날아갔다.

1시 40분이 되어서야 도착한 한식당.

점심까지 못 먹었으면 나도 아침 뉴스에서 봤던 그 마담처럼 울분에 돌았을거다.

인간은 생각보다 단순해서 그래서 살아진다.

맛있는거 먹으니 기분이 좀 나아진다.

오랜만에 먹은 회


진득하다는건 늘 한군데 믿을 구석을 만드는 좋은 습관이다.

단골로 자주 들렀더니 마감시간인데도 원하는 메뉴 다 받아주신다.


돌아오는 길은 민망할정도로 텅텅 비어 있고

아침의 악몽은 어느새 또 아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그 난리가 났던 날씨는

고작 영하 4-5도였고

눈은 쌓이지도 않는 싸리눈이었다.


이 나라는 기본적으로 자연이 재난이 아니라

멍청한 인간들이 재난이다.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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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iceka1210
Jan 11

기상청에서 이야기 했는데도 제설차가 출동하지 않았다고요? 정말... 어메이징 프랑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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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랄한 막줄ㅋㅋㅋㅋㅋ 근데 넘 맞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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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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