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랄까...
기특하게도 아이는 낫고 나더라도 설탕이 들어간건 이제 먹지 않겠다고 한다..
그 어린 소녀보다 약해빠진 엄마는 몰래 장보러 나가서 이렇게 빵집에서
자식은 못 먹는 크레페를 먹고 있고...
정말 그림 같은 우리 집 앞 센강
어느 거울이 이렇게 낭만적일까
뜬금없이 아이가 낚시를 하겠다고 했다.
또 사기만 하고 겨우 한 번 하고 굴러다니다가 결국 지구를 오염하는 쓰레기로 전락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사실
이 꼬마는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원하는게 생기면 닳고 닳을때 까지 잘도 사용해서
단 한번도 괜히 사주었다 생각한 적은 없다.
마트에서 아이용 3미터 짜리 낚싯대를 사고
용품들을 간단히 구비하고 센강으로...
잡힐리가... 했었지만
아이는 생애 처음 하는 낚시에서 귀엽기도 한 물고기를 넷이나 낚아올렸다.
낚시는 나이가 들데로 들어
할게 없어 무료한 그런 노인들이 세월을 낚으려고 하는거라 생각했다.
왜 낚시가 하고 싶었을까?
물었더니...
딴 생각 안 들게 집중하고 싶었다고 한다.
동생이 네마리나 낚는 것을 본 언니는
드디어 비웃던 것을 멈추고 한번만 해보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겁도 없이 절친 물고기 같이 낚아주려고 센강에 마구 들어갔던 개
사실...
작년 가을에도 이랬을테고
재작년 가을에도 여전히 예뻤겠지.
그런데 유독
올해 예쁘다는 것을 깨달은 이유는...
어쩌면 우리의 마음이 그전보다 덜 평화로와서일까
이렇게 멈춘듯 평화로운 것이 그렇게 감사하다.
우리는 내년에 또 여기 있겠지
그때는 더 감사해야겠다.
우리 꼬마는 더 이상 마음을 비우려고 낚시를 하는게 아니라
진짜 즐기기 위해 하고 있을테니까
우리는 그때 목이 아플정도로 달디 단 도넛을 간식으로 먹어야지
넌 그때도 도넛은 못 먹겠지만 말야....
야무진 우리 막냉이 티나 공쥬님 역시 낚시도 잘하고...무엇보다 그 쪼그만 머리에서 어찌 저런 생각을 하나 싶어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벌써 마음을 비우는 것을 깨닫게 된 막둥이가 안쓰러우면서 대견하네요. 저희집은 조용한 동네에 주택인데요 얼마전 잎이 무성해서 산발이던 고춧대, 호박, 가지나무 등등 다 뽑고 갈아엎어서 텅 비게 만들었거든요. 세탁실이 마당에 있어서 식구들 잠든 밤에 세탁하러 나왔다가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중에 텅빈 마당에 조용한 동네가 주는 고요함이 어찌나 좋던지... 5살7살9살 세아이들, 직장일, 집안일, 남편문제 까지 숨쉴틈 없는 마음에 숨이 하~ 하고 쉬어지는 듯한 기분.. 한참을 바라봤네요. 텅빈 고요함이 주는 위로가 어찌나 좋던지.... 갑분 집을 깨끗이 정돈 해야겠다는 다짐을..ㅋㅋ
오 발롱틴~ 어복이 있나본데요? 못 낚는 사람 많은걸요~! 그리고 단맛은 못참쥬...ㅎㅎ크레페 맛있었을 것 같아요>_<
발렌티나 이모가 응원한다고 전해주세요^^